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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고쳐 쓰기

운동화 밑창 셀프 보강

by 커피여우 2025. 6. 7.

운동화 밑창 셀프 수선하기

허리디스크가 터지고 걷기 편한 신발을 알아보다가 그만 두었습니다. 마음에 드는 신발은 찾긴 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재활이 끝나지 않은 제 절룩이는 다리로 새 신발을 신고 다니면 신발이 한쪽만 닳을 게 뻔했거든요. 신발 구입은 나중으로 미루기로 하고, 신발장에서 낡은 러닝화 두 켤레를 꺼내봅니다.

아디다스 울트라 부스트의 상태. 밑창이 닳다 못해 부스트가 찢어졌다.
호카 클리프톤. 여전히 푹신한 착화감을 제공하나 밑창이 닳아서 걸을 때마다 빡빡하는 소리가 났다.

버릴 시기를 놓친 신발들이라 상태가 안좋네요. 여기서 저는 정말로 신발을 샀어야 했으나 다른 생각을 하고 맙니다.

밑창만 튼튼하면 다시 신을 수 있지 않을까?

참으로 궁상맞으나 제 손은 이미 밑창 보강 용품을 검색하고 있었고, 정말로 있었습니다. 비브람 밑창이라고 고급 신발을 신는 분들은 이미 신발을 아껴신고 있더군요. 하지만 한 켤레에 18,000원이라는 가격은 제 운동화엔 너무 과해서 낮은 등급을 알아봅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찾았어요.

https://smartstore.naver.com/cocktailretail/products/8264903557

 

국내산 런닝화 전용 밑창보강창 Y창 : 칵테일리테일

[칵테일리테일] 셀프 케어 매니지 먼트 스토어 칵테일리테일

smartstore.naver.com

비브람 반도 안 되는 가격에 알리도 아니고 국내산이라니. 냉큼 주문합니다.

주문하면 대충 이런 구성이 옵니다.

  • 밑창 본품. 프라이머가 미리 발라져 있다.
  • 신발 바닥을 닦을 세정 용품
  • 접착력을 높여줄 프라이머
  • 위 두 제품을 쓸 때 사용할 위생장감
  • 마찬가지로 접착력을 도울 사포
  • 일반 칼에 끼워쓸 수 있는, 각도가 좀 더 날카로운 커터칼날

밑창 하나 샀을 뿐인데 구성이 좋네요.

여기에 본드와 본드솔(칫솔 같이 생긴 것)만 따로 주문 했습니다.

하지만 이 포스트에선 저 본드는 사용하지 않고, 다이소에서 파는 신발용 본드를 사용했습니다.

https://www.daisomall.co.kr/pd/pdr/SCR_PDR_0001?pdNo=41873&recmYn=N

 

다이소몰

24시간, 온라인 국민가게

www.daisomall.co.kr

본드가 성인용품이라 링크 보시려면 성인인증 해야 합니다.

아디다스 부스트에 밑창을 붙인 모습입니다.

신발 가운데 구멍은 대충 푹푹 파줬어요. 어차피 잘 안 보이니까. 밑창 자를 때 칼날은 자주 잘라줘야 하고, 본드 붙이기가 이 밑창 보강의 핵심입니다. 본드 사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신발 밑창을 신발 모양으로 미리 잘라둔다. 예쁘게 자를 필요 없다. 어차피 잘 안 보인다.
  2. 신발 바닥을 청소 용품으로 깨끗하게 닦는다.
  3. 신발 바닥에 사포질을 하여 접착력을 높인다
  4. 접착력을 높인 신발 바닥에 프라이머를 바른다
  5. 프라이머가 다 말랐다면 신발 전용 접착제를 바른다. 다 쓴 칫솔이나 본드솔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접착제가 매우 빨리 마르나, 당황하지 말고 마르거나 말거나 꼼꼼히 발라준다.
  6. 밑창 보강제의 신발과 닿는 면도 접착제를 꼼꼼하게 발라준다.
  7. 10분~20분 정도 접착제를 완전히 말린다.
  8. 신발과 밑창의 접착제 도포면을 헤어 드라이기로 1분~2분간 열을 가한다.
  9. 신발과 밑창을 붙인 후 꾹 눌러 압력을 준다. 참고로 밑창을 한번에 붙여야 망하지 않는다.

사진 보면 밑창을 붙이고도 뒤꿈치가 붕 떠있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걷는 습관 때문에 뒤꿈치가 닳아서 그래요. 뒤꿈치를 위해 추가 작업을 해줍니다.

글루건으로 닳은 부분을 채워버렸어요. 이렇게까지 해버리니 더더욱 청승맞아 보이네요. 다음부턴 정말 이렇게까진 하지 않을 거에요.

기세를 몰아 호카 운동화도 작업 해줍니다. 울트라부스트보단 손이 덜 가서 확실히 깔끔하게 잘 됐어요. 사진 보면 새로 덧댄 밑창이 유난히 눈에 띄지 않을까 하는데 실제로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다 붙인 밑창은 신발 안쪽으로 모서리를 살짝 깎아 줍니다. 그래야 어디 걸려 밑창이 벗겨질 일이 없어요.


후기

제 첫 본드 작업이 엉성했는지 울트라 부스트는 밑창이 몇 번 떨어져서 보수를 좀 더 해줘야 했습니다. 글루건으로 덧댄 부분은 아예 밑창이 활짝 벌어져서 전체적으로 다시 손을 봐야 했습니다. 이땐 신발 접착제보다 일반 순간접착제가 더 잘 붙더군요. 호카는 손에 익은 상태에서 작업해서 그런가 울트라 부스트만큼은 떨어지지 않았어요. 옆구리가 살짝 벌어졌기에 역시 순간접착제로 보수 해줬습니다. 이제는 떨어지지 않아요.

보강을 하고나면 신발은 좀 더 무거워집니다. 글루건으로 떡칠한 울트라 부스트는 특히나 더. 운동용 신발을 일상화로 역할을 바꿀 때 작업을 하길 권장합니다. 대신 바닥이 고무라 그런지 착화감은 더 쫄깃해져서 신는 맛이 납니다. 울트라 부스트는 바깥 뒤꿈치 높이가 올라가니 서 있는 자세가 더 좋아졌어요.

재활이 끝나 다리를 절지 않을 때까진 고친 신발들을 계속 신을 예정입니다.